내가 생각하는 전환점이란 ‘동기를 부여하는 데 핵심적인 개념’

의예과 1학년 | 장원영 선배님과 교수님들께서 ‘의예과 생활이 의대생에게 유일하게 여유로운 시기이니 많은 활동들을 해보라’는 말씀을 계속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인문, 사회, 예술, 과학 등 여러 분야의 교양 강의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교양 강의와 전공 강의를 들으면서 학생들이 더 넓게 사고할 수 있도록 학과에서 이끌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의학 연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해주시고 익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전공 강의에서 다루고 있어, 서울의대가 임상의로서의 의사뿐만 아니라 기초연구에 집중하는 의학자를 양성해 우리나라의 의학 연구 저변을 확장하고자 하는 것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수업 외에도 매주 3회씩 운동을 하고 동기들과 서울 여러 곳, 해외를 여행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책상 앞에만 앉아있어 약해진 체력을 단련하고 나쁜 생활 습관으로 망가진 체형을 교정하고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또한 학습량이 많아지는 본과 생활을 할 때, 체력이 문제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크게 작용한 것 같습니다. 여름 방학에는 동기들과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의 첫 해외여행이라 설렜고, 그만큼 즐거웠습니다. 남은 의예과 시기 동안 혼자 여행도 해보고 동기들, 친구들과도 많이 다녀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상황에 대한 대처력과 적응력도 높이고 싶습니다.

이태석 신부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의사를 꿈꾸기 시작

의예과 2학년 | 최선호 지금은 대부분의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됐지만, 이전 학기까지는 반 정도의 수업이 비대면으로 이뤄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비대면 수업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면 수업보다 집중하기 어렵고 학생들 간의 교류도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본과 수업은 아무래도 지식 전달의 목적이 강하니 다르겠지만, 예과 수업은 학생들 간 교류가 중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아쉬움이 많이 남는 ‘대학 생활’이지만 저의 전환점은 역시 ‘대학 생활’이 아닐까 싶습니다. 고등학교까지는 선택의 여지가 크게 없이 정해진 길을 따라간다면, 대학교에서는 수업도, 활동도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뤄지잖아요. 저는 정해진 것 없는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앞으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많이 고민하게 됐습니다. 또 무엇보다 뛰어난 친구들을 만나고, 생각의 폭이 넓어진 것 같아 즐거운 마음으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예과 생활을 즐겁게 보내고, 이후 본과에 진입해서 제가 관심 있고 흥미 있어 할 분과를 찾고 싶습니다. 지금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정신과’이지만, 제대로 공부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를 정하는 것은 스스로 틀에 가두는 것이라고 생각해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보고 저에게 맞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나는 동력이 있는 사람이구나! 끈기가 남아있는 사람이구나!”

의학과 1학년 | 이상철 본과생으로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적응을 잘해서 취미 생활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분야를 전공하고 있는 동창들을 보면 벌써 논문을 완성했거나 회사에서 인턴을 하는 등 이룬 것들이 많은 것 같아 조바심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본과 공부만 열심히 하는 것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어떻게 하면 이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저는 취미로 작사와 작곡을 하고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여러 가지 생각과 감정을 표출할 창구가 필요했거든요. 더불어 그 순간을 온전히 기억하고 싶었어요. ‘내가 이런 생각과 감정을 품고 살았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한 번씩 들여다볼 수 있게 말이죠. 이런 생각과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까 고민했습니다. 시의 형태로도, 그림의 형태로도 가능하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멜로디와 가사의 형태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떠오르는 악상도 많고 준비하는 공모전도 있어서 특히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의사로서의 행보도 중요하지만, 저는 또 하나의 꿈이 있습니다. 음악, 그림과 같은 예술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힘이 되어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멋진 건물이나 좋은 공간 안에 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런 것들을 고려해 병원을 구성할 수는 없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좋은 병원에 대한 고찰이죠. 언젠가 그런 것들은 실현할 날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의대 춤 동아리 대표, 올해 11월 정기공연 준비 중

의학과 2학년 | 이강준 최근 크게 두 가지의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춤 동아리 대표를 맡고 있는데 학우들 및 부원들과 마찰을 겪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체계를 유지하고 원칙을 지키는 것과 소통을 중시하는 것 중에서 리더로서 어느 쪽에 무게를 더 두어야 하는지 고민입니다. 다른 하나는 미래의 진로에 대한 것입니다. 고등학생 때는 흉부외과 의사가 되어야겠다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는데 의대에 들어와 공부할수록 점점 내가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지, 어떤 과에 가고 싶은지가 더 불투명해지는 것 같아 고민입니다. 내년에 병원 실습을 시작할 텐데, 그 과정에서 하고 싶은 과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의대는 캠퍼스가 다른 곳에 있어 본과 때부터 다른 과 사람들과의 교류가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본과에 와서도 타과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예과 2학년 때 했던 여러 경험 덕분에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고, 다양한 과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과 노력이 지금까지 이어져 학생회장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과 이후 본과를 겪으면서 학업적인 부담으로 인해 타과생들을 많이 만나지 못하고 의과대학 안에 갇혀 사는 경우가 많아 아쉽습니다. 밀도 높은 4년간의 본과 공부량을 6년으로 퍼뜨려서 공부 밀도를 낮추고, 학생들이 꾸준히 외부 활동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장려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과 3학년부터 시작하는 병원 실습을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 중

의학과 2학년 | 손주희 저에게 전환점이란 ‘내가 보고 있지 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야의 확장을 ICM 임상 실습 시간에 많이 경험했습니다. 다양한 모의 환자분들을 만나며 제 사고의 편협함을 끊임없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다양한 병, 그중에서도 중하고 치명적인 병을 매일 배우는 저희에게는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 낮은 병기의 치료하기 쉬운 암이라도 일반 환자에게는 큰 공포일 수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언어는 환자에게 내가 의도한 바와 전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의사인 우리는 의학적 문제에만 집중하지만, 환자에게는 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항상 최우선은 아닐 수 있다는 당연하면서도 잊기 쉬운 사실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깨달음 하나하나가 제게는 더 좋은 의사, 더 나은 사람이 되는 전환점인 것 같습니다.

병뿐만 아니라 환자를 아는 의사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병을 아는 것은 의과대학 교육 과정을 통해 달성할 수 있지만, 환자를 아는 것은 학교에만 의존해서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를 안다는 것은 한 사람의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을 상상하는 것, 그 사람의 처한 상황과 가치관, 인지 체계에 따라 병과 치료를 바라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환자를 아는 의사가 되기 위하여, 의학 공부 외에도 사람에 대한 공부, 사회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나가고 싶습니다.

취미는 테니스 ‘테니스를 치는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가장 중요

의학과 3학년 | 이호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플랫폼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새로운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하는 등 그동안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여러 가지 상황들을 마주하면서 새로운 시도나 도전, 그리고 혁신적인 논의들이 이뤄졌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학생들 간의 교류가 적어지면서 문화의 단절이 발생했습니다. 문화가 단절되면서 서로의 거리가 멀어졌고, 서로를 내면적으로 이어주던 것들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측면에서 우리가 좋은 점은 다시 계승시키고, 부족했던 점이 있었다면 개선하기 위해 나아갈 길이 멀다고 생각됩니다. 또 코로나19 시절 많은 동아리들이 재정의 지원이나 공간적인 문제들 그리고 후속 세대의 단절 등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면밀히 파악해 최대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가장 잘 논의할 수 있는 것은 의학 교육일 것입니다. 의학 교육 과정이 지식의 습득을 넘어 지식의 생산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많은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모두가 잘해도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아야 하는 구조 속에서 경쟁을 통해 의학 교육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어느 수준까지 효율적으로 달성되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결국 우리 의학 교육의 목표도 학생들 개개인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핵심 가치들이 무엇일지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교육적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