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졸업생 송윤정 현재 CDMO 회사 대표로, 한국 제약업계의 미국 진출에 힘을 쏟는 중

20대 초반, 연건캠퍼스에서 친구들과 보낸 시간은 졸업한 지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생생합니다. 해부학 실습 후 찾아 먹었던 카레, 시험 기간에 즐겼던 대학로 마실, 꽃 핀 창경궁 산책, 어린이병원 지하 통로의 버거킹, 동아리방에서 밤새며 본 영화까지. 눈이 침침해지도록 공부하고 새벽같이 실습을 하느라 힘든 시간이었지만, 친구들과 함께했던 모든 순간은 지금도 인생 최고의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서울의대 시절은 제 정체성과 가치관의 기초를 다진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후 사회에 나와 환자를 본 기간보다 보지 않은 기간이 더 길지만, 의대에서 얻은 의사로서의 정체성과 사명감은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항상 ‘내가 하는 일의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명확한 답이 되어 주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우리나라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미래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중요한 시기를 보내는 곳입니다. 이 시기에 형성된 가치관은 우리나라의 미래 가치관이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저에게 뚜렷한 나침반이 되었던 ‘환자 중심주의’라는 가치를 심어 주었듯,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의사로서의 의미를 깊이 고민하고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안전한 장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지난 한 해 의료계를 둘러싼 논쟁을 보며, 이 가치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2009년 졸업생 장효범 현재 WHO에서 일하며, 국제보건을 위해 힘쓰는 중

돌이켜보면, 청춘을 보낸 서울의대는 지금의 저를 만든 가장 중요한 공간이자 시간이었습니다. 2009년 졸업 후 16년이 흘렀지만, 그곳에서 보낸 6년은 제 삶의 많은 부분을 결정지었습니다. 현재 저는 WHO(세계보건기구)에서 일하고 있으며, 국제기구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 시작점도 서울의대였습니다. 졸업 후에도 많은 선배님들께 조언과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금의 제가 있는 위치를 만들어 준 결정적 계기는 2005년 본과 1학년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WHO 사무총장이셨던 이종욱 선배님이 모교를 방문해 강연하셨습니다. 강연은 단순한 권위적 연설이 아닌 선배가 후배에게 도전을 권유하듯 편안하면서도 강렬했으며, 저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국제보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동아리를 만들고 WHO 인턴십에 도전하며 진로를 개척했습니다. 지금도 WHO 제네바 본부에서 이종욱 사무총장님의 사진이 걸린 벽 앞에서 그날의 강연을 자주 떠올립니다.서울의대는 이미 글로벌 보건의료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울의대가 우리나라 보건의료계, 더 크게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국제 보건의료에 어떻게 기여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 큰 그림을 그리고 논의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